[프로야구]선수협 주역 심상찮은 방출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7분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두산 강병규가 신생팀인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SK는 23일 7개 구단이 지정한 보호선수 23명 이외의 선수 가운데 두산 강병규, 해태 권명철, 롯데 김태석(이상 투수), 한화 김충민, 현대 장광호(이상 포수), LG 김종헌(외야수), 삼성 송재익(내야수) 등 7명을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7개 구단은 이날 오전 KBO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23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했으며 SK 김승국단장이 영입 선수를 최종 지명했다.

SK는 일단 투수와 포수 등 배터리 강화에 초점을 맞춰 선수를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롤이 뛰어난 강병규는 지난해 13승을 거뒀고 95년 OB(현 두산) 베어스 우승의 주역인 권명철은 지난해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한때 ‘슬라이더의 귀재’로 평가받았던 실력파로 올 시즌 재기를 노리고 있다.

즉시전력감인 김충민과 장광호의 보강으로 안방살림도 튼실해졌다.

한편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선수들이 잇따라 다른 팀으로 이적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부에선 “보복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화는 21일 지난해 타율 0.288과 9홈런 26타점을 거둔 호타준족의 최익성을 내보내고 LG 투수 송유석과 내야수 신국환을 받는 1대2 트레이드를 했었다. 최익성은 선수협 창립 이후 적극적으로 선수협의 활동을 도왔던 선수.

한화에 이어 해태는 선수협 태동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며 부회장까지 맡았던 왼손거포 양준혁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다.

해태의 정기주사장은 “현금트레이드는 곤란하지만 ‘10승급 투수+현금’이면 언제든지 바꿀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사장은 “어차피 동료들과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진 만큼 다른 팀에서 새 출발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해 양준혁에 대한 트레이드추진이 선수협 활동과 무관하지 않음을 암시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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