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포커스]'국내 첫24시간 상영관'파리 날리는 까닭?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1월29일 국내 최초의 24시간 상영관을 표방하며 서울 중구 을지로6가 프레야타운에서 10개관(1800석)으로 개관된 MMC가 요즘 영화당 하루 관람객 70∼80명의 ‘재개봉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인터넷 카페 등 비교적 다양한 편의시설과 하루 유동인구 20만∼30만으로 추산되는 동대문 시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어이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행복한 장의사’ ‘캅랜드’ ‘거짓말’ 등 재개봉작 3편과 ‘인코그니토’ ‘희극지왕’ 등 흥행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돼 주요 극장에서 외면하고 있는 영화들만 상영되고 있다. 개봉 영화들을 배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사태.

MMC 측은 이에 2월 25일 20세기폭스코리아와 월트디즈니코리아 등 4개 미국 영화 직배사들을 상대로 부당거절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MMC 측은 신청서에서 “서울극장과 단성사 등이 압력을 넣어 직배사와 국내 영화 최대의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 등이 MMC에 영화를 배급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 사태는 상권을 둘러싼 종로 3가권과 동대문 지역의 갈등에다 서울극장 곽정환 회장과 MMC 강대진 대표의 해묵은 감정 싸움이 겹쳐 일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곽회장은 이에 대해 “‘거짓말’의 조기종영으로 급하게 영화가 필요했던 ‘바이 센테니얼맨’ 말고는 MMC에 영화를 배급하지 말라는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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