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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24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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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치욕의 32연패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플레이오프와 거리가 멀어졌던 동양 오리온스. 그러나 올시즌 비록 9위에 머물러있지만 6위와 승차가 불과 1경기차밖에 나지 않아 남은 4경기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남의 얘기’가 아니다.
동양의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봉’은 루키 조우현(1m90).
부산 동아고를 거쳐 중앙대에서 활약한 조우현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다가도 어느 틈엔가 밖으로 나와 통쾌한 3점슛을 던져댄다. 문제는 허리.
부산 토성중학 때부터 허리가 아파 군 면제를 받은 조우현은 지난달 20일 SBS 스타즈전에서 허리를 삐끗한 뒤 이달 들어서는 걷기조차 힘들 정도.
시즌 중 사령탑에 앉은 최명룡감독은 속이 터질 지경이었지만 차라리 다음시즌을 기약하자며 올시즌 출전을 마감할 것을 허락했다. 하지만 신인이 고참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팀의 6강 진입에 힘을 쓰는데 마냥 누워만 있을 수는 없었다.
한방치료와 척추지압치료를 받던 조우현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북 남원 한 사찰의 용하기로 유명하다는 스님을 찾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이때부터 통증이 많이 가신 조우현은 14일에 이달들어 처음으로 공을 잡았다.
최감독은 행여 부상이 심해질까봐 만류했지만 조우현은 고집을 피웠고 15일 신세기 빅스전부터 특수 복대를 차고 출전을 강행하고 있다. 그가 합류하자 5연패에 빠졌던 팀이 2연승으로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3점슛이 림안으로 쏙 빨려들어갈 때 정말 기분이 황홀하다는 조우현. 그의 손에 동양의 플레이오프 진출여부가 달려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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