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상무소각장 시험가동' 市-주민간 갈등 증폭

  • 입력 2000년 2월 19일 01시 06분


광주 상무신도심 쓰레기소각장의 시험가동을 둘러싸고 광주시와 주민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광주시는 소각장의 시험가동을 위해 17일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50여t의 쓰레기를 반입한 데 이어 18일에도 60여t의 쓰레기를 반입했다.

시는 앞으로도 쓰레기 반입을 계속해 시험가동에 필요한 최소 단위인 1000t을 채우는대로 계획대로 시험가동을 강행할 방침이다.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는 극심하다.

한편 주민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0여명이 반입현장에서 쓰레기 반입 차량을 가로막고 심지어 도로에 드러눕기도 하는 등 실력 저지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에 심한 몸싸움까지 벌어져 지금까지 주민 50여명과 공무원 등 2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광주시는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주민들의 반대를 눌러 앞으로 4개월간 시험가동을 계속하되 다른 한편으로 주민들과의 대화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관련, 주민협의체에 소각장에 대한 감시와 환경오염 측정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양측 대표와 환경전문가,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중재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토록 할 방침이다.

시는 “중재위가 시험가동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책을 내놓을 경우 환경부와 관련 전문업체 등의 확인을 받아 시설 보완 또는 폐쇄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식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인근 1만2000여가구의 주민 대표 등으로 구성된 ‘상무소각장 폐쇄를 위한 시민연대회의’는 성명 등을 통해 “주민들을 힘으로 밀어붙여 강행한 쓰레기반입은 민선자치시대에 있을 수 없는 폭거”라며 ‘소각장의 완전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시가 일방적인 홍보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녀의 등교 거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소각장의 가동을 막겠다”고 밝혀 양측간의 갈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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