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 SK잡고 공동 선두

  • 입력 2000년 2월 17일 23시 19분


현대 걸리버스가 선두 SK 나이츠를 잡고 공동선두로 올라서며 정규리그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1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99∼2000시즌 현대-SK의 최종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가 91-85로 승리했다. 양팀은 28승11패로 공동선두.

이날 승리로 현대가 SK와의 상대전적에서 3승2패로 앞서 남은 6경기 결과가 같을 경우 현대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날 승부는 어느 팀이 ‘평상심’을 유지했느냐로 갈렸다.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양팀의 간판 이상민(현대)과 서장훈(SK)은 서로 뒤질세라 경기초반부터 심판의 휘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강하게 어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결국 4쿼터를 시작한 지 10초만에 서장훈이 4파울로 파울 트러블을 당했고 8초 뒤 이상민도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이때부터는 양팀 간판스타의 평상심 유지경쟁.

종료 7분여전 이상민은 69-68로 간신히 1점 앞선 상황에서 노련한 플레이로 골밑으로 돌파하면서 옆에 있던 조니 맥도웰(25득점)에게 패스해 보너스자유투까지 얻어내며 골밑슛을 합작했다.

이어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 어시스트와 화려한 더블클러치를 선보이며 이상민이 공격을 이끌자 5분26초를 남기고 현대는 80-68로 12점차로 점수를 확 벌렸다.

파울 1개만 더하면 퇴장당하는 위기상황에서 이상민이 팀의 공격을 주도한 반면 서장훈은 로렌조 홀과 맥도웰에게 막혀 이렇다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막판 4점 뒤진 상태에서 결국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이날 서장훈이 억울해할 만한 이유는 있었다. 3쿼터 중반에 왼쪽귀에 피가 나는 상처가 났으나 심판 휘슬은 조용했다. 4쿼터 들어 그의 세컨드슛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노골선언이 됐고 오른쪽 팔에도 피가 흘렀다.

하지만 그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자 SK의 공격때 볼이 원활하게 돌지 않았다.

15득점에 어시스트 13개 리바운드 8개로 트리플더블에 리바운드 2개만 부족한 활약을 보인 이상민은 경기직후 “우리팀 용병들이 흥분을 잘해 내가 먼저 항의해 진정시키려고 했다”고 말해 그가 왜 최고의 ‘코트 사령관’인지를 잘 보여줬다.

한편 부산에서 벌어진 공동5위 골드뱅크 클리커스-기아 엔터프라이즈의 경기에서는 에릭 이버츠가 40점을 올린 골드뱅크가 93-84로 승리, 기아를 공동 6위로 밀어내며 플레이오프 진출희망을 가시화했다. 안양에서는 SBS 스타즈가 동양오리온스를 113-94로 대파했다.

<대전=전창기자> 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