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수면량보다 수면 주기가 중요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57분


잠을 못자면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뇌활동이 둔해지거나 산만해지게 된다. 그렇다면 하루에 얼마 정도 자는 것이 가장 적당할까?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두운 곳에 눕거나 앉았을 때 잠들지 않고 20분 정도 깨어 있을 수 있다면 이미 적당히 잤다고 할 수 있다.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잠자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질적으로는 더 나쁜 수면을 취하게 되는 것이므로 결코 그렇지 않다. 따라서 하루에 평균 6∼9 시간 정도 자는 것이 가장 좋다.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할 때 시차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보면 일정한 수면 주기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주말에 늦잠이나 낮잠을 잔다고 일주일 동안의 수면부족이 보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면 리듬을 깨뜨려 좋지 않다. 낮잠의 유혹을 물리치고 공부를 끝낸 다음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여기에 적당한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함께 하면 뇌의 스트레스를 이완시켜 준다. 따라서 점심을 먹고 졸릴 때는 활동적인 일을 하든가 적당한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공부에 보다 효과적이다.

좋은 수면을 이루는 데는 균형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즉 쾌적한 수면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유나 치즈 같은 세로토닌이 많이 들어 있는 단백질 음식을 포함하여 신선한 야채나 과일류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값비싼 보약보다 균형 있는 음식을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일정한 시간에 수면을 취하는 것이 공부를 잘하는 데 가장 좋은 명약이다.

서유헌(서울대의대교수· 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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