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초고층아파트 '南向신화' 쇠퇴

  • 입력 2000년 1월 31일 20시 01분


‘북향(北向) 가구의 평당 분양가가 남향(南向)보다 300만원 높아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구 현대사옥 부지에 분양할 ‘현대 i파크’의 분양가와 관련, 최근 ‘이상한’ 결정을 내렸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에 대해 “북향 고층 가구의 경우 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서울 도심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와 남향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남향신화’가 무너진 것. 분양문의도 실제 전망이 좋은 북향 가구 쪽으로 몰려들고 있다.

좋은 전망이 아파트 값을 결정하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등장과 함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남향선호 풍토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도 예상을 깨고 고층 북서향 가구의 분양이 남향에 비해 빨랐다. 현대 슈퍼빌도 비슷한 분양특징을 보였다. 쌍용건설이 최근 연세대 건축과학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서울 수도권 지역 아파트 거주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도 ‘전망만 좋다면 북향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41%나 됐다.

초고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북향 선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대림 아크로빌, 삼성 타워팰리스, 현대 슈퍼빌 등 대부분 초고층 아파트가 도곡동 서초동 등 강남 남부지역에 지어져 고층 북향의 경우 한강이 보이거나 도심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림 아크로빌의 경우 30층 이상 북향의 경우에는 남산 63빌딩 한강 등이 모두 보이는 최고의 전망을 갖췄다. 집안 분위기가 훨씬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환기나 냉난방이 첨단 설비로 자동제어 돼 북향의 단점이 보완됐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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