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協]가입선수들끼리 독자리그 창설할수도

  • 입력 2000년 1월 23일 22시 55분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있는 ‘선수협’과 8개구단.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선수협이 여론을 등에 업고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다.

선수협이 현재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여론. 선수협 회장인 한화 송진우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시민단체와 연계해 활동을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미 경실련이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구단에 비해 상대적 약자의 입장인 선수들에게 일반인들이 동조한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국보급투수’ 선동렬이 선수협 지지의사를 밝혔다. 선수협은 그가 귀국하면 자문으로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엔 중국 전지훈련중인 해태 선수 42명이 가입의사를 밝히는 등 희망적인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두번째는 구단의 승리로 돌아갈 경우다. 선수협의 문제는 대표성.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 (KBO)등록선수는 471명. 이중 선수협 출범시 가입선수는 75명에 불과했다. 23일 현대 선수 28명이 가입했지만 삼성 선수는 아직 명단에서 빠져 있다. 생각외로 회원이 적었다고 판단한 구단들은 ‘각개격파’작전으로 나서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선수 부모까지 동원돼 회유하고 있다. LG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한 9명으로부터 탈퇴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그들만의 리그’가 벌어질 가능성이다. KBO가 가입선수를 모두 자유계약선수(방출)로 풀고 선수협이 독자적으로 ‘프로리그’를 창설하는 것. KBO가 22일 밝힌대로 각 팀의 스타선수들이 망라된 선수협 멤버를 모두 방출한다면 국내 프로야구는 내용없는 ‘껍데기’가 돼 버린다. 팬이 구장을 찾을 리 만무다. 오히려 선수협이 독자적으로 리그를 운영한다면 이쪽으로 관중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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