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호주4개국대회]"한국축구 출발 좋다"

  • 입력 2000년 1월 9일 23시 58분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오른쪽 날개’ 설기현(21·광운대)이 화려한 ‘재기의 나래’를 폈다.

9일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개국 친선축구대회 한국-이집트올림픽축구대표팀의 경기.

설기현은 후반 22분 이집트 문전 아크 오른쪽에서 25m짜리 통쾌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이 2-0으로 승리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날 설기현이 뽑아낸 ‘벼락골’은 한국축구의 새 천년 새해 국제경기 첫골이라는 의미와 함께 지난해 10월 부상 이후 3개월 만의 화려한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설기현은 지난해 10월29일 시드니올림픽 아시아지역 1차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팔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제대로 뛰지 못한 채 그라운드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빠른 돌파력으로 한국축구의 오른쪽 날개를 맡아왔던 그가 재기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올림픽대표팀은 보다 빠르고 강한 공격력을 갖추게 됐다.

이날 한국은 ‘아프리카의 강호’ 이집트를 맞아 전반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득점을 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패스가 좋은 이관우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한국은 22분 김도균의 패스를 받은 설기현이 이집트 수비 사이로 통렬한 중거리포를 적중시켜 승기를 잡았다.

기세가 꺾인 이집트는 후반 37분 수비수 라마단이 이영표를 백태클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으로도 열세에 놓였다.

한국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총공세에 나섰고 종료 1분을 남기고 나희근의 재치있는 패스를 받은 이관우가 추가골을 터뜨려 완승을 엮어냈다.

한국은 12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96애틀랜타올림픽 축구우승국인 강호 나이지리아와 2차전을 갖는다.

▽1차전

한국(1승) 2-0 이집트(1패)

득점=설기현 1호(후 22) 이관우 1호(후 44)

호주(1승) 1-0 나이지리아(1패)

▼"아직 골 결정력 부족"▼

▽허정무감독의 말=선수들의 훈련량이 충분치 못했는데 이겨서 기쁘다. 전반에 몸이 덜 풀린 탓인지 골 결정력이 떨어져 아쉬움이 컸다. 전반 30분 오른쪽 날개 안효연을 빼고 가운데 미드필더 이관우를 교체 투입한 것이 적중했다. 상대 양쪽 풀백이 수비에만 치중하고 나오질 않아 과감히 중앙돌파를 시도한 것인데 맞아떨어졌다. 오늘 수비는 많이 나아졌지만 최전방 공격수의 활약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애들레이드〓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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