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평리조트 스키투어/눈밭에 핀 낭만

  • 입력 2000년 1월 5일 20시 00분


《경진년 용의 해. 새천년 벽두에 상서로운 용의 기운이 서린 곳을 찾아 떠나보자. 용평리조트는 쌍용양회가 75년 용산리(강원 평창군 도암면)에 개장한 국내 최고의 4계절 리조트. 이름과 주소에 든 두 ‘용’자가 모기업의 이름처럼 ‘쌍용’을 이루어 용의 해에 각광을 받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의 스키하우스를 개장하며 새 모습으로 다가온 용평리조트로 안내한다.》

오전 7시 발왕산 정상(해발 1458m). 여명을 뚫고 곤돌라(로프웨이 길이 3740m)로 정상에 오른 30여명이 대관령 너머 동해 수평선 구름 위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진 대관령(해발 865m)과 주변의 고원풍경은 한국 산하의 또 다른 멋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여인의 젖가슴처럼 부드러운 곡선미가 빼어난 구릉의 능선, 희뿌연 운무에 가려 보일락말락한 푸른 동해, 평창고원의 횡계리(평창군 도암면) 마을로 흘러드는 동편(평창군 도암면 수하리) 송천의 물줄기. 저 송천은 정선땅으로 흘러가 금대봉(태백시 창죽동) 아래 검룡소(劍龍沼)에서 솟은 물(골지천)이 이루는 임계천을 아우라지에서 만나 이 땅에 구슬픈 정선아라리를 잉태시킨 그 물줄기가 아닌가.

정상에서 만나는 주목군락은 발왕산의 자랑거리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은 지금도 의연하게 산정을 지킨다. 2년전만해도 이곳은 스키장의 골드슬로프 계곡을 타고 걸어 올랐던 곳. 그러나 98∼99스키시즌에 스키하우스(해발 750m)∼정상을 잇는 레인보곤돌라 개통으로 18분 만에 편안히 오를 수 있다. 또 2시간반이 걸리던 하산도 5.2㎞ 스키트레일(레인보차도)로 단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최근 용평리조트는 ‘펀 스키’(Fun Ski·한국 스키여행패키지 상품명칭)로 한국을 찾는 동남아 관광객들로부터도 인기가 높다. 국내 12개 스키장 중에서도 ‘드래곤밸리’(용평리조트의 영어명칭)는 선호도가 높은 편. 가족과 함께 5일일정으로 용평리조트를 찾은 홍콩인 황보밍(38)은 “캐나다 휘슬러스키장도 가보았지만 용평리조트도 그에 못지않다”면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리조트라 좋아한다”고 말했다.

리조트내 스키장의 슬로프는 모두 18면, 리프트는 총 15개(곤돌라 1기 포함). 이중 ‘레인보’ 슬로프 3면(발왕산 정상 출발)은 모두가 세계스키연맹(FIS)공인 국제경기코스. 슬로프 18면 중 설질과 주변 경관이 가장 좋아 스키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또 하나 명물슬로프는 길이 1000m의 상급자용 ‘레드’. 스키어에게는 ‘무대’와도 같은 곳이다. 슬로프 좌우에 가설된 의자형리프트로 산위에 오르는 스키어들 앞에서 멋진 자세로 스키기술을 뽐낼 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스키고수’는 모두 여기서 만날 수 있다. 모굴코스도 여기에 만들고 데먼스트레이터 선발전에 대비해 연습하는 최상급자도 모두들 여기서 스키잉한다.

스테디셀러급 슬로프는 ‘골드’다. 계곡(1개), 능선코스(2개) 등 다양한데다 경치도 좋고 길이도 1520∼1850m로 비교적 길기 때문. 스노보더에게도 용평리조트는 환상의 공간이다. 올 시즌에는 전 슬로프 개방에 이어 국제규격의 하프파이프(14×100m)도 설치했다. 라이더를 위한 컨베이어벨트식 리프트 설치는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편의시설이다.

▼알프스풍 스키하우스 호텔급 서비스▼

‘용평이 변했다.’

요즘 용평리조트를 찾은 스키어의 한결같은 평가다. 바람에 들춰지는 스커트를 두 손으로 누르는 모습의 마릴린 먼로 사진을 패러디한 용평포스터가 스키장 곳곳에 나붙고 오스트리아 알프스처녀처럼 차려 입은 예쁜 여종업원의 상냥한 미소가 스키어를 반긴다. 이전의 모습이 40대 중년 같았다면 올 시즌은 20대 신세대스타일로 참신하다.

그 변화의 핵심은 밀레니엄 스키시즌(1999∼2000년)을 맞아 오픈한 새 스키하우스 ‘드래곤 프라자’. 알프스의 샬레(전통 목조건물) 스타일로 지어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이 스키하우스의 자랑은 호텔급 시설과 서비스. 규모를 포함해 모든 것이 지구촌 스키장의 어느 스키하우스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1층〓스키어를 위한 시설이 주류. 대중적인 식당인 ‘게렌데 카페테리아’는 한일중양식(4000∼7000원)을 매일 메뉴를 바꿔가며 제공한다. 스키학교, 스키 및 스키복대여점, 스키수리실, 스키보관소가 있다. 슈퍼마켓에는 평창한우와 살아 있는 동해산 횟감 판매장까지 있다.

▽2층〓푸드코트(식당가)로 운영된다. 2층에는 횡계리덕장에서 건조시킨 황태로만 요리하는 황태전문점 ‘대관령’과 강원도 토종감자요리를 맛볼 수 있는 ‘감자전문점’이 있다. 토속적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피아노가 놓인 라이브무대를 갖춘 지중해풍 노천카페 스타일의 비어가든, 가락국수 김밥을 파는 스낵하우스가 있다. 통유리창을 통해 스키장을 바라볼 수 있는 양지바른 쪽의 커피숍에는 기념품상점도 있다. 발왕산 정상행 곤돌라탑승장도 2층에 있다.

▽3층〓엔터테인먼트 센터로 운영. 당구대(7대)와 노래방, 단란주점, 인터넷PC방(펜티엄Ⅲ급 19인치 모니터 20대), 전자오락기가 설치돼 있다.

▼가는 길▼

서울로부터 거리는 215㎞로 막히지 않으면 2시간∼2시간반이 걸린다. 영동고속도로상 출구는 대관령 아래 횡계. 고속도로 4차로 확장공사가 횡계출구 20㎞ 전방까지 완료된 상태. 통행료는 7600원.

오대산 설악산국립공원과 정선 평창 강릉이 1시간반 이내 거리에 있다. △20분이내(이하 승용차 기준)〓삼양대관령목장, 수하댐 △30분이내=오대산국립공원의 월정사, 전통찻집 ‘감자꽃 필 무렵’ △40분이내〓운두령송어횟집 방아다리약수 △50분이내〓허브나라농원 강릉참소리박물관 오죽헌 선교장 △1시간 이내〓하조대범핀카페 강릉정동진역 △1시간10분이내〓정선 아우라지 △1시간반이내〓첼리스트된장마을 화암약수(이상 정선) 평창숙암계곡 설악산척산온천

※주변 관광지 가이드북은 용평리조트에 비치돼 있음.

▼숙박▼

용평리조트의 숙박시설은 네종류가 있다. 저렴한 순으로 △용평호스텔 △드래곤밸리호텔 △타워콘도 △빌라콘도. 예약 02-2270-6622

▼셔틀버스▼

경기고속과 대원관광이 서울 일산 분당∼리조트를 매일 운행 중. 왕복요금은 어른 2만2000원, 어린이 1만6000원. 02-2201-7710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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