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국내 첫 열기구등록 허민식씨

  • 입력 1999년 12월 31일 19시 05분


“하늘을 날고 싶었습니다. 지나간 천년의 떨어지는 해와 새천년을 여는 찬란한 붉은 태양을 드넓은 하늘 위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12월22일 국내 최초로 자신이 만든 열기구를 서울지방항공청에 등록한 허민식(許敏植·31·서울 송파구 가락동)씨가 31일 오후 경기 안성시 미양면에서 일몰과 함께 자신의 열기구로 첫 비행을 마쳤다.

허씨는 새천년 첫날 오전 7시에 다시 열기구를 띄워 천년을 여는 일출도 하늘에서 맞을 계획.

허씨가 ‘하늘을 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육군3사관학교에 다니던 88년.

“상공 1000m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리는 공수훈련을 받을 때 하늘에서 바라본 지상의 세계는 너무 아릅답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열기구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이후 열기구를 구입해 ‘하늘을 나는 재미’에 푹 빠졌던 허씨는 “내 손으로 만든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겠다”며 98년5월경 열기구 제작에 들어갔다.

1000만원이 넘는 재료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승용차도 팔아치우고 재봉틀로 500여개의 천조각을 일일이 꿰매나갔다. 어둠침침한 회사 기숙사 지하실에서 15개월의 작업끝에 99년8월 지름 15.2m 높이 19.2m의 4인승 열기구를 완성했다.

새천년 일출을 자신이 만든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서 맞게 될 허씨는 “힘들었던 20세기의 모든 기억을 잊고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들리는 21세기를 기원하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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