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박종익 손보협회장 일문일답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59분


“교통사고로 하루에 1800여명이 죽거나 다친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닙니다.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최대의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지난달 15일 대한손해보험협회장을 맡은 박종익(朴鍾翊·62)회장은 최근 동아일보 교통시리즈 취재팀과 인터뷰를 갖고 교통사고 현황과 대책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교통사고 건수와 피해자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데….

“손보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9월까지 약 35만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50만명 정도가 사망하거나 다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건수와 사상자수에서 약 1.4배 늘어난 것입니다. 올해 말까지의 사상자수는 지난해보다 약 1.3배 늘어난 66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를 어떻게 보십니까.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의 1차로 진입을 금지하는 ‘지정차로제’가 폐지돼 대형 차량의 난폭운전이 급증했고 최고 제한속도가 높아졌으며 경기회복으로 교통량이 늘어난 것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지요.”

―사고 증가로 보험회사들의 타격도 클 텐데….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을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로 나눈 손해율이 11월 현재 76%로 올 4월의 66%에 비해 크게 높아졌습니다. 자동차보험사들은 보험료 자율화에 따라 앞으로 사고확률이 높은 차량이나 보험 가입자는 계약을 아예 받아주지 않거나 보험료를 크게 할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요.

“우선 교통문제를 다루는 정부 부처가 예산과 인력을 늘려야 할 것입니다. 기업에 경영지표가 있듯이 교통을 다루는 정부 부처도 안전에 대한 지표를 마련하고 이를 실천해야 합니다. 또 교통위반 단속을 한층 강화해야 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벌점이나 범칙금을 높이는 한편 사회봉사명령으로 경각심을 줘야 합니다.”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해 사고가 늘고 있다는데….

“손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사고가 2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9건에 비해 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보협회는 올 10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해 주도록 경찰청 행정자치부 국회 등에 건의했습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손보협회 차원의 대책은….

“89년부터 1440억원을 들여 과속감시카메라 광전자안전표시 등 음주운전감지기 등의 첨단 장비를 경찰과 자치단체 등에 기증해 왔습니다. 내년에도 과속방지를 위한 레이저자동영상측정기 등을 기증하기 위해 262억원의 예산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교통안전을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해 내년 상반기중 교통단체 전문연구기관 민간기업 등이 함께 참여하는 ‘교통안전촉진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박회장은 67년 한국자동차보험에 입사, 32년간 손보업계에서 일해왔다. 삼성화재 자동차업무 본부장과 부사장, 동양화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송상근기자〉jinny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