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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17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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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은 목재회사 ‘퍼시픽 럼버’를 상대로 힘겹게 투쟁한 끝에 이 삼나무를 베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17일 외신이 전했다. 그 대신 힐과 힐의 후원자들은 퍼시픽 럼버에 5만달러(약 6000만원)를 지불하고 퍼시픽 럼버는 이 돈을 험볼트대 산림연구소에 기부하기로 했다.
힐은 퍼시픽 럼버가 이 삼나무를 베리라는 것을 안 97년 12월 10일 나무에 올라갔다. 희귀수목이 있는 숲은 대부분 자연보호구역이었으나 헤드워터 숲은 퍼시픽 럼버의 사유지였던 것.
힐은 지상 55m 되는 나뭇가지 사이에 천막을 지었다. 가로 180㎝, 세로 240㎝의 천막에서 고달픈 삶을 시작했다. 식사와 옷은 친구들이 정기적으로 날랐다. 목욕은 작은 스펀지에 물을 축여 닦아내는 정도로 만족했고 화장실은 작은 양동이로 대신했다.
퍼시픽 럼버측은 힐을 끌어내리기 위해 갖은 방법을 썼으나 힐은 그때마다 나무에서 뛰어내리겠다며 맞섰다. 추위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지만 2년을 버텼다.
그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매일 300여통의 격려편지가 쏟아졌다. 올라갈 때는 평범한 목사의 딸이었지만 어느새‘환경 투사’로변했다. 재산권침해라며 버티던 퍼시픽 럼버도 결국 손을 들었다.
힐은 “처음에 내가 나무를 올랐을 때는 다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의심했지만 결국 나는 나무를 지켰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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