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리비아 국가원수 카다피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은 내 저서인 ‘그린북’에서 표절한 아이디어다.”

세계의 위대한 사상가로 자임해온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혁명평의회 의장(57)은 최근 리비아 관영통신인 JANA통신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12일 보도했다.

카다피는 지난주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제3의 길은 그린북에 소개한 ‘제3의 세계(The Third Universe)’ 이론에서 착안한 것”이라면서 “그린북이야말로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지침서”라고 강조했다. 그린북은 카다피가 73년 출간한 혁명지침서로 정치 경제에 대한 견해를 담고 있다. 리비아 관영 통신은 이어 “그린북에 담긴 지혜로운 생각이 ‘제3의 길’의 기본 사상을 형성하고 있다”며 카다피의 주장을 지지했다.

이런 말이 나오자 영국 총리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총리실 대변인은 11일 기자들이 카다피의 주장에 대한 논평을 요구하자 웃음을 참으며 “토니 블레어총리에게 기회를 보아 물어 보겠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과거 “미국인의 대부분은 리비아인의 후예이며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세이크(아랍어로 남성의 경칭) 스피어’라는 아랍인이었다”는 색다른 주장을 했다가 서방 언론의 비웃음을 산 적이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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