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오토바이 과속 난폭 『겁나요』

  • 입력 1999년 9월 14일 18시 38분


“오토바이들 때문에 운전하기가 겁나요. 인도에서 마음놓고 걷지도 못하겠고….”

오토바이로 인해 많은 시민이 느끼는 불편이다. 오토바이의 난폭 운전은 비단 폭주족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13일 오후 5시반경 서울 종로구 종로1가 횡단보도.

달리던 차량들이 정지신호에 멈춰서자 차량 틈을 비집고 나온 퀵서비스(속달)업체 소속 오토바이 5대가 정지선 앞에 쭉 늘어섰다. 이들은 보행신호가 채 꺼지기도 전에 출발해 종로2가 쪽으로 내달렸다.

잠시 후 이곳에 다시 정지신호가 들어오자 짐을 실은 오토바이 1대가 아예 인도로 뛰어들어 보행자들 사이를 달렸다.

최근 속달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속 곡예운전을 일삼는 오토바이가 부쩍 늘었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서울에만도 현재 500여개 속달업체가 5000여대의 오토바이를 운행하고 있다. 속달업체는 연평균 증가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각종 배달 오토바이는 큰 길에서 과속 난폭운전을 일삼는 것은 물론 동네 골목길이나 심지어 아파트단지 내에서까지 아슬아슬하게 질주하곤 한다.

이에 따른 사고도 많이 발생하지만 상당수 오토바이가 보험에 가입해 있지 않아 제대로 보상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

김모씨(42)는 7월 초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시장 앞 길에서 인도로 뛰어든 배달 오토바이에 치여 발목과 무릎을 다쳤다. 그러나 사고를 낸 오토바이가 보험에 가입해 있지 않아 병원비 50만원 중 20만원 밖에 보상받지 못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현재 전국의 오토바이는 188만6000여대. 이 중 책임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30.4%, 종합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3.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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