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英총리 토니 블레어, ‘컴맹’탈출 다짐

  • 입력 1999년 9월 14일 18시 38분


“부끄럽지만 나는 컴맹이다. 대학의 컴퓨터 기초과정에 등록해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배우겠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46)가 13일 자신이 컴맹이라고 실토하면서 앞으로 인터넷을 열심히 배우겠다고 선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블레어총리는 이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전자상거래 육성책을 발표하며 “그동안 아이들이나 아내 셰리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을 볼 때마다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며 인터넷을 배우기로 작심한 배경을 털어놨다. 블레어총리는 “나 또래의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컴퓨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보좌관에 의존해왔다”며 “이는 극복해야 할 큰 심리적 장애”라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도 블레어총리가 주로 소파에 앉아 펜과 종이로 업무를 보며 그의 집무실에는 아직도 컴퓨터가 없다고 밝혔다.

블레어총리는 인터넷과 친해지려는 자신의 굳은 결심을 증명하려는 듯 이날 당장 인터넷으로 아내 셰리를 위해 꽃다발을 주문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날 컴맹 블레어총리가 발표한 전자상거래 육성책은 각급 학교의 인터넷 이용 확대, 컴퓨터 교습소 신설, 통신경쟁 확대 및 인터넷 보안강화 등 60개항의 행동계획을 담고 있다. 블레어는 “2002년까지 영국을 전자상거래의 최적지로 만들겠다”며 “인터넷 시대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지 않는 기업은 도산할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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