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전창/명승부 못따라가는 심판-감독들

  • 입력 1999년 8월 23일 18시 50분


99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는 선수들의 기량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도 많았다.

과거에 누렸던 여자농구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걸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수긍할 수 없는 심판의 잘못된 판정과 경기운영의 미숙, 이에 대한 각팀 벤치의 지나친 항의 등은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퇴색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는 것도 부정하기 힘들다.

여름리그 45경기에서 각팀에 내려진 벤치테크니컬파울은 모두 7개. 평균 6.4경기마다 하나씩 나왔고 급기야 대회 마지막날인 22일에는 여자프로농구 사상 첫 감독 퇴장까지 나왔다.

문제의 출발점은 심판이 관중의 손가락질을 받을만큼 판정미스를 빈번히 한다는 것이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런 자질없는 심판을 기용하면서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한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매번 지나친 항의로 관중들의 외면을 받는 각 팀 감독들의 행동도 정당화될 수 없다.

“경기장에서 가장 크게 들리는 소리는 응원이 아니라 감독의 욕지거리”라는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할까.

항의수준을 넘어 집기를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와이셔츠까지 풀어헤치고 난동을 부리는 감독도 있다.

문제는 이런 불상사를 없애자고 수차례 모임을 갖고 각서까지쓴뒤에도계속된다는 것.

여자농구 관계자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여자농구를 살려야한다”면서도 코트에서는 ‘낫들고 새싹을 자르는 격’이었다.

여름리그는 25일부터 3전2선승제로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만 남았다. 달리 답이 없다. 챔피언전답게 최선을 다하면서도 자제력있는 모습을 보여 ‘유종의 미’를 거두는 수밖에…. 이조차 못한다면 어떻게 빛바랜 여자농구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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