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살아보니/산본신도시]『공기가 다르네요』

  • 입력 1999년 8월 18일 19시 17분


“하늘이 잘 안보일 정도로 빽빽한 숲속 길을 걷다보면 ‘공기 맛이 달다’고 느껴질 정도로 기분이 좋습니다.”

2년 전 서울생활을 접고 경기 군포시의 수리산 자락에 자리한 산본신도시 아파트단지로 옮겨온 윤미영씨(42·궁내동 묘향롯데아파트)는 ‘맑은 공기’로 동네자랑을 시작했다.

윤씨는 남편의 직장관계로 이사할 당시만 해도 ‘시골’로 옮겨간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했는데 약수터와 삼림욕장 등이 있는 수리산을 보고 금세 마음이 바뀌었다는 것.

가끔씩 서울을 다녀올 때마다 전과 달리 서울의 교통체증과 소음이 무척 피곤하게 느껴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처음엔 낯설어하던 아들(16·고교 1년)도 요즘은 자주 산책을 나설 정도로 이곳 생활을 즐거워하고 있다.

같은 단지에 살고 있는 이웃 주민 박상숙씨(37)도 교육여건이 좋다며 동네자랑을 거들었다. 특히 학교 주변에 아무런 유해업소가 없어 안심이 된다는 것.

92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산본신도시에는 현재 4만3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수리산이 둘러싸고 있는 외곽지역은 30∼60평형대의 중대형아파트가 많고 산본역과 대형할인점 등이 자리한 중심가 주변엔 15∼20평 사이의 소형평형대 아파트 단지가 많다.

인근의 평촌신도시와 비교할 때 교통여건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주거환경이 쾌적한 단지가 많은 편이라고 부동산업자들은 말한다.

분양가가 7000만원 정도였던 38평형 아파트 시세는 한때 2억원대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1억4500만원 정도로 떨어진 뒤 요즘엔 평균 1억9000만원 안팎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현재 아파트 거래 자체는 뜸한 편이지만 거래 호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는 많지만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았던 사람들이 보다 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 때문에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높이는 바람에 실제 거래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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