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형사 가제트' 1인3역 매튜 브로데릭

  • 입력 1999년 8월 5일 19시 21분


‘인간 스위스 나이프’ 가제트 형사.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 날개가 나오고 미사일을 쏘는가 하면 발바닥에서는 용수철이 튀어나온다. 천하무적이다.

80년대 미국의 인기TV애니메이션으로 우리나라에서도 TV만화로 방영됐던 ‘형사 가제트’가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 실사(實寫)를 합성해 리메이크됐다. 가제트 형사가 되기 전의 인간 존 브라운 역을 비롯, ‘반인 반로봇’가제트와 악당인 로보 가제트 등 1인3역을 한 매튜 브로데릭(사진)을 최근 미국 뉴욕의 리가로열호텔에서 만났다.

“형사 가제트와 로보 가제트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인간이 가진 두 얼굴입니다. 선이 악을 물리친다는, 단순하지만 변하지 않은 진리가 이 영화의 주제지요.”

영화 ‘고질라’ ‘어딕티드 러브’ ‘케이블 가이’ 등에 출연했던 그는 뉴욕의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미국연극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을 두번씩이나 받은 연기파 배우다. 특수효과에 치중된 이 영화에서는 되레 연기에 제한이 컸을 듯.

“온몸에 특수효과 장비를 설치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6개월간 촬영했는데 상당 부분이 기다리는 시간이었죠.”

그러나 브로데릭은 “원래 할리우드 오락 영화는 그런 것”이라며 “이런 영화는 소수의 주인공이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작품보다 쉽다”고 했다. 이런 영화만 계속 한다면 불만이 생길 것이라는 말과 함께.

얼굴만 빼놓고 온몸이 기계인 가제트 형사가 브렌다 박사(졸리 피셔 분)의 키스로 회생하는 장면이 억지스럽다고 지적하자 그는 “우리도 고민한 부분”이라고 솔직하게 시인했다.

“그러나 키스는 곧 휴머니즘을 의미합니다. 입맞춤은 기계 인간이 사랑하는 이의 도움으로 인간으로 되살아난다는 뜻이죠.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그는 “러닝 타임이 짧아서(80분) 관람료도 적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속 가제트 형사처럼 크게 웃었다.

〈뉴욕〓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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