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ational]케네디2세 마지막 전화의 여운

  • 입력 1999년 7월 28일 01시 49분


나는 존 케네디 주니어와 같은 시기에 브라운대를 다녔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캠퍼스에서 좀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고 그와 나는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7월16일 케네디 주니어는 사촌 로리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떠나기 4시간 전에 내게 전화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조지의 케네디입니다.” 그는 자신이 발행하는 잡지 조지의 7월호에 내가 커버스토리를 써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전화를 했다고 했다.

처음으로 그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게 된 나는 그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하면 조지를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나의 비판을 솜씨있게 물리쳐버리고 쾌활한 어조로 대화를 끝냈다.

다음 날 그의 실종 소식이 알려진 뒤 나는 약간은 이기적인 슬픔을 느꼈다. 대학 시절로부터 15년만에 그에게 나라는 존재를 알릴 수 있게 되었는데 한순간에 우리의 관계가 끝나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날 저녁 CNN방송의 어떤 프로듀서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대중매체가 비극적인 뉴스를 잔인할 정도로 물고 늘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옛날부터 말이 많았다. 베르사체가 죽었을 때도, 다이애나 비가 죽었을 때도 언론은 많은 지면 또는 시간을 할애했다. 이제는 케네디의 차례였다.

다음날 아침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나는 내가 조지에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프로듀서는 자꾸만 케네디의 브라운대 시절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가 배우가 되고 싶어한 것에 대해 그의 어머니가 어떻게 생각했었느냐는 질문도 했다. 나는 케네디의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이 못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그날 밤 TV에서 나는 케네디를 잘 아는 사람으로 그려졌다.

〈밥 모리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regional/072599kennedy―rememb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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