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다이제스트]「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

  • 입력 1999년 7월 23일 18시 17분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최인호 지음/여백 펴냄/299쪽 7000원▼

저자는 67년 등단.장편 ‘별들의 고향’‘길없는 길’과 대하역사소설 ‘잃어버린 왕국’ 등을 펴냈다.

마흔두살에 불교의 가르침을 만나 삶의 태도를 바꾼 저자의 고백적 에세이.

저자가 불교에 입문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가톨릭 영세를 받은 직후인 87년.‘나는 진리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사기꾼’이라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던 저자에게 두 종교가 동시에 영혼의 양식이 되었다.그래서 저자는 ‘나는 불교적 가톨릭신자’‘내 정신의 아버지가 가톨릭이라면 내 영혼의 어머니는 불교’라고 말한다.

절이 있는 청산과 온갖 먼지 가득한 속세가 따로 있지 않다고 말하는 저자.불경의 가르침도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사소한 일상의 사건들로 깨닫는다.

부처가 제자 아난다에게 준 ‘눈은 다만 대상을 비출 뿐 보는 것은 마음’이라는 한 구절을 그가 체득한 것은 대중목욕탕.40여년만에 초등학교 동창을 벌거벗고 만나 한 눈에 알아본 경험 때문이다.

‘내가 친구를 알아본 것은 이해타산없는 천진한 동심으로 만났던 때의 사람이기 때문이다.눈이 아니라 마음이 알아본 것이다.그러나 눈으로만 보아온 낯익은 일상들을 어찌 그처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 특유의 날렵한 문체와 유머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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