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vs 영화]같은 소재 다른 영화, 새로운 즐거움

입력 1999-07-22 18:12수정 2009-09-2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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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소재도 영화마다 다르게 그려진다. 최근 신작 영화와 같은 소재를 다르게 그린 과거의 영화 두 편을 비교해서 보는 건 어떨까. 다양한 변주곡을 듣는 듯한 영화보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길 위에서의 만남

연인, 신혼부부용. 8월에 출시될 고소영 장동건 주연의 ‘연풍연가’는 만남 그 자체보다 여행과 우연한 사랑에 대한 남자들의 환상을 만족시켜 주는 영화다. 카메라에 잡힌 제주도의 풍광은 아름답지만 이야기는 미성숙한 동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주연의 ‘비포 선 라이즈’(95년작)도 길 위에서의 만남을 그렸다. 예기치 못한 하룻동안의 만남에서 결혼과 인생의 의미,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에 빠지는, 아련한 추억같은 영화.

▨스너프 필름

열혈 관객용. 스너프필름(Snuff Film·강간살인 장면을 그대로 찍은 영화)을 소재로 한 ‘8㎜’가 곧 출시된다. 스너프 필름 제작자와 그 향유자들에 대한 극도의 혐오가 담겨 있다. 필름 누아르(Film Noir·범죄영화)의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끝에 가선 주연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영웅담으로 돌변해 좀 어리둥절해진다.

반면 스페인 영화 ‘떼시스’(96년작)는 스너프 필름과 그같은 잔혹한 취미를 지닌 이들의 정신상태, 폭력의 효과에 대해 의미심장하게 해석하는 학구적인 영화. 치밀한 연출과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는 스너프류의 자극적인 장면없이도 매체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불러올 재난의 공포를 충분히 암시한다.

▨마녀들의 소동

여성용. 산드라 블록과 니콜 키드만이 주연한 ‘프랙티컬 매직’이 최근 출시됐다. 마녀의 운명을 거부하고 평범하게 살기 원하는 두 자매의 좌충우돌 소동이 경쾌하게 그려졌다.

‘이스트윅의 악녀들’(87년작)도 수잔 서랜든, 미셸 파이퍼, 셰어 등 당대의 스타들이 마녀로 변모해 능글맞은 악마 잭 니콜슨을 코너로 몰아붙이는 코미디. 세 미녀보다 특수분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악마같은 잭 니콜슨이 더 볼 만하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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