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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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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만 답변할 뿐 확답은 피한다. 실업문제나 기업구조조정 등 변수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상반기 부동산시장을 되짚어보면서 하반기 시장의 변화 방향을 점쳐본다.
★주택경기 회복 가시화
올 하반기엔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라 연초부터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대림산업이 2월에 분양한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조합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에도 보기 힘들었던 밤샘 청약대기자들이 등장했다. 같은달 대우건설의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조합아파트 모델하우스에도 경찰 수십명이 동원된 가운데 수천명이 줄을 서서 밤을 새우는 진풍경이 나타났다.
이후 서울 및 경기 용인과 구리 등 인기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고 1순위 청약이 가능한 청약통장에 수백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
신규 분양시장의 활황은 기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쳐 기존주택 가격도 가파르게 올라갔다.
특히 분당 일산 등 신도시와 서울 강남 송파 서초 양천 등 아파트값 선도지역의 경우 가격이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이처럼 주택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된 것은 △3월부터 신규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전면 허용됐고 △한자릿수 금리시대 개막으로 여유돈 투자자가 부동산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데다 △부동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남보다 먼저 사려는 선취매현상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가 계속될 경우 부동산시장의 회복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극화 심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열기가 뜨거웠던 반면 지방은 일부 대도시지역을 제외하곤 분양률이 70%를 넘지 못했다.
특히 충북 충남 전북 등 3개 지역에선 5월말까지 신규공급된 주택이 하나도 분양되지 않는 분양률 ‘0%’라는 초유의 기록이 수립됐다. 또 강원의 경우 14%에 그쳤고 인천도 21%에 불과했다.
구리 토평이나 용인 수원 등지에서 아파트 공급이 폭증한 반면 나머지 지역에선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중단된 것도 눈길을 끈다.
IMF 이후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자 소비자들이 현대 대우 삼성 LG 등 대형업체들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중소업체는 분양을 거의 중단하거나 미분양에 허덕이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두드러졌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IMF가 아니더라도 주택보급률이 90%를 넘어서면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초고가 아파트 봇물
올 상반기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는 초고가아파트 공급이 봇물을 이뤘고 이들 아파트가 모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서울시 5차 동시분양에서 선보인 ‘스위트 가든’ 107평 D형이 21억1100만원이라는 고가임에도 1순위에서 1가구 모집에 3명이 청약했다. 삼성중공업의 쉐르빌, 대우건설의 트럼프 월드도 모두 접수 첫날에 모집을 마감하는 성공을 거뒀다.
특히 삼성물산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지을 예정인 ‘타워 팰리스’의 경우 사전예약만으로 1300여가구가 모두 분양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초고가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린 것은 IMF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소득층이 상당수 있는데다 그동안 고급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고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든 시중 여유자금이 고급아파트를 투자대상으로 삼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고급아파트의 인기는 올해말까지 지속되지만 수요층이 한정돼 있고 올해 중에 고급아파트가 많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내년부터는 초고가아파트 시장이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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