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노랑머리」여주인공 이재은

  • 입력 1999년 6월 24일 20시 15분


음란성 시비를 일으킨 영화 ‘노랑머리’의 여주인공 이재은(20). 아역 탤런트 출신의 그가 영화 데뷔작인 ‘노랑머리’에서 머리카락을 노랗게 물들인채 둘 또는 셋의 격렬한 섹스에 탐닉하는 장면은 묘한 충격을 준다.

“작년 10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뭐 이렇게 벗기기만 하냐’싶었어요. 그러나 여러 차례 읽을수록 소유하지 않는 것은 모두 가짜라는, 상처입은 주인공의 사랑법에 빨려 들어갔습니다”

출연을 결심하고도 보름가량 시나리오를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모니터인 아버지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버지와 함께 영화 ‘정사’를 본 뒤 “(이)미숙이 언니가 옷을 벗지만 누가 이 영화를 포르노로 보느냐”며 설득했다. “언젠가 한번쯤 해야 될 성격의 작품이니 차라리 젊을 때 찍고 싶다는 말로 아빠의 승낙을 받았다”는 설명.

그러나 ‘노랑머리’에 대한 주변의 시선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 평론가는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결국 성애(性愛)장면에 초점을 둔 포르노”라고 혹평하고 있다.

“완성품을 보면서 다시 찍으라면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연기나 화면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작품에 그렇게 몰두할 자신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배역이 마음에 든다면 노출여부에 관계없이 연기를 해야죠.”

동국대 방송연예과 2학년인 그의 방송경력은 무려 13년. KBS드라마 ‘토지’‘일월’‘조광조’‘용의 눈물’ MBC‘전쟁과 사랑’등 대사 처리가 까다롭다는 시대극과 사극에 주로 출연해 왔다. ‘토지’에서는 최판서 며느리 서희의 아역을 해냈다.

“남들은 ‘노랑머리가 너냐’며 깜짝 놀라지만 난 담담해요. 이 영화를 둘러싼 평가는 이제 관객에게 맡기고 싶습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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