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민간 파수꾼 맑은물가꾸기 활동

  • 입력 1999년 6월 21일 19시 32분


『환경지도를 만들어 하천을 살린다.』

경기 의왕과 군포지역에서 발원해 서울의 남서쪽을 지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안양천은 60년대까지만 해도 각종 물고기가 놀던 맑은 개울이었다.

그러나 70년대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오염이 심각해져 농업용수는커녕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4급수 이하로 수질이 떨어졌다.

그동안 안양YMCA 등 많은 시민단체들이 하천의 오염원을 자체 감시하고 주변 생태계 조사를 하는 등 하천살리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오전천 당정천 산본천 하의천 수암천 삼성천 목감천 도림천 등 8개의 지천을 포함한 안양천의 전 유역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안양천 유역에 위치한 23개의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말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를 결성한 것은 그런 까닭에서였다.

이들은 하천을 지역별로 나눠 각 지역 시민단체의 책임 아래 전체 하천의 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현재 안양천의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각 시민단체별로 환경지도를 제작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지도와 함께 하천생태계 지도도 만들 계획이다.

안양 군포 의왕 환경운동연합 안명균(安明均)사무국장은 “하천 환경지도를 통해 상류지역의 맑은 물이 어느 지역에서부터 오염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환경감시가 가능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로시민센터의 경우 안양천 환경지도 제작과 오염감시를 위해 인근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자원봉사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민간단체들의 하천살리기 노력에 자극을 받아 이 지역 지방자치단체들도 나섰다. 구로구청 등 서울 시내 7개 구청과 안양시 광명시 군포시 의왕시 등 안양천 유역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이 4월 ‘안양천 수질개선 대책협의회’를 구성한 것.

이 협의회 관계자는 “앞으로 민간단체들과 손잡고 하천 수질개선과 퇴적물 준설사업 등을 공동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환경운동센터가 주관하는 ‘안성천 살리기 시민캠페인’ 역시 지역별로 실시되는 단절된 형태의 하천 환경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지역의 주민들이 연합체를 결성한 주민참여형 환경프로그램.

이들은 올해안에 수원 오산 안성 평택 등 안성천 유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80명의 모니터요원을 선발해 하천의 오염을 종합적으로 감시하는 한편 하천 주변 텃밭가꾸기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 여름방학을 이용해 초중학생과 교사, 학부모 300여명이 안성천 유역을 직접 걸어서 답사한 뒤 하천 환경지도를 제작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경기 포천군에서 발원해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관통하는 왕숙천 유역의 환경관리협의회는 이 지역 지방자치단체들과 주민들이 죽어가는 하천을 살리기 위해 함께 나선 경우.

협의회는 1년에 두차례씩 정례회의를 통해 왕숙천 유역의 환경관리 업무를 단일화하고 하천환경정보센터를 설립해 수시로 하천의 환경실태를 감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하천 둔치에 자연학습공원을 조성하고 ‘하천축제’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이 왕숙천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안양천살리기 네트워크의 간사단체인 환경과 공해연구회 황순원(黃純媛)부회장은 “오염된 도시하천을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생태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민과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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