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올 「미스 태국」 스리란산

  • 입력 1999년 6월 18일 19시 28분


‘예쁜 것도 흠이 되나요?’

올 3월 미스 태국이 된 아피사마이 스리란산(24)은 1m70이 넘는 늘씬한 키와 33―24―35의 균형잡힌 몸매를 자랑하는 미인이다. 그런 그가 요즘 미모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미인대회 입상자가 대부분 연예계 진출을 꿈꾸는 것과 달리 명문대 의대생이었던 그는 미인대회 당시 장래 희망이 ‘정신과 의사’라고 밝혀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런 그가 ‘미스 태국’이라는 영예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태국의 정신과 의사들은 그를 후배 의사로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 전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은 수영복 차림의 그를 상상하며 의사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여길 것”이라며 “정신과 의사는 특히 환자에게 권위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미모는 치료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태국 정신과 의사협회장인 카셈 탄티플라치바 박사는 “미인대회에 나갔다는 것은 그가 자아도취와 자기 중심주의에 빠져있다는 뜻이며 이는 정신과 의사의 기본태도인 조언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스리란산이 올 초부터 실습훈련을 하고 있는 시리라지병원측도 “미인대회에 나갈 줄 알았다면 받아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은 미인 편이다. 각 신문사에는 스리란산이 좋은 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다는 격려의 편지가 쏟아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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