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특집]아파트시세-전세 동향

  • 입력 1999년 5월 28일 11시 12분


주택시장이 움직인다.

지금은 부동산 비수기. 그렇지만 아파트값은 떨어질줄 모르고 있고 전세금은 일부 신도시지역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일부에선 연말쯤으로 예상했던 주택 경기의 본격 회복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주장까지 대두되고 있다.

반론도 여전하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택시장의 활기가 일부 수도권지역에 한정된 모습일 뿐이며 지방은 주택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

그렇지만 요즘은 ‘10∼12월중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서울 강남 송파 서초구와 경기 분당 및 일산신도시의 경우 회복시기는 좀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자주 거론된다.

이럴 때의 부동산투자법은 무엇일까. 새로 집을 마련하거나 집을 넓혀가려는 실수요자라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매매가격 오름폭 커진다■

지난달까지 제자리 걸음을 하던 아파트값이 이달들어 신도시와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안산 시흥 등 수도권 외곽지역과 부산 등 지방대도시도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어 아파트값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도 보인다.

부동산전문지 부동산플러스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지역 아파트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4월말 조사 때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가 가격 오름세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지역도 오름폭이 커졌다. 특히 그동안 보합세를 보였던 강북지역 아파트값도 대부분 오른 것으로 나타나 강북지역으로 가격 오름세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여줬다.

이처럼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하반기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자 공세에 나서기 때문. 반면 팔려는 사람은 지금보다 좀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으리라는 기대심리로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부동산플러스 이현숙 부장은 “연말까지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강남 송파 서초 등 서울 일부 지역과 분당 일산 등 일부 신도시의 경우 연말로 예상됐던 본격적인 가격 상승이 9월경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세금 오름세 가파르다 ■

전세금은 매매가보다 오름세가 훨씬 가파르다. 분당 등 신도시지역에서 매물은 줄어들고 수요는 계속 늘어나면서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영향으로 전세금이 IMF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고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IMF 전보다 높은 가격으로 호가가 형성될 정도다.

부동산플러스에 따르면 수도권지역 전체 전세금은 IMF 이전인 97년10월말 현재를 100.0으로 할 때 작년 8월에 67.7로 바닥을 쳤고 최근 조사에선 94.4 수준까지 회복했다.

신도시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3개월 정도 빠른 작년 5월에 68.5로 최저점에 도달한 후 가파르게 오름세를 타 4월 중순에 IMF 이전 수준에 도달했고 최근 조사에선 102.5로 IMF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도시 전세시장이 특히 뜨거워진 것은 상업 업무시설이 속속 준공되면서 유입 인구가 늘어난데다 IMF 직후 결혼을 늦춘 사람들이 새 살림을 시작하면서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여건이 쾌적한 신도시로 몰리기 때문. 또 IMF 이후 전세금 폭락을 경험한 집주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찾기보다는 현 세입자와 계약을 연장하기를 선호해 전세공급은 줄고 호가는 오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금탑공인중개사사무소의 유영금씨는 “분당지역의 경우 지난달 중순부터 전세금이 IMF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며 “인구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여름 장마철 등 비수기에도 가격이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분양 시장 회복 눈에 띈다 ■

지난해 12차례에 걸쳐 실시된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경쟁률이 1대 1을 넘은 것은 불과 4차례로 1차를 제외하곤 모두 1대 1을 간신히 넘겼다.그런데 올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3차례 실시된 동시분양이 모두 1대1을 넘어선 것은 물론 차수를 거듭할수록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달초 청약접수된 4차 동시분양의 경우 6.2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IMF 이전 수준의 청약열기를 보여줬다.

작년 7월 11만6천여가구에 달했던 미분양아파트도 계속 줄어들면서 3월말 현재 8만8천여가구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목할 것은 준공후 미분양아파트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 IMF가 시작된 후 계속 늘어났던 준공후 미분양아파트는 지난해말 1만8천여가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그 뒤 급감, 3월말에는 1만5천여가구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산업개발의 최용기이사는 “신규분양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회복 기미가 눈에 띄게 뚜렷해졌다”며 “수도권지역은 9월경에 IMF 이전 수준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이사는 그러나 “지방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므로 전체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상태로 접어드는 것은 연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한편 법원경매시장도 회복기미가 뚜렷하다. 4월 한달동안 법원경매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66.4%로 IMF 초기였던 작년 2월(67.8%) 수준으로 복귀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이 한때 68.0%로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79.0%로 작년 1월(80.2%) 수준으로 회복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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