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前 파키스탄 총리 부토『英에 남아 투쟁』

  • 입력 1999년 5월 25일 19시 30분


“파키스탄 정부가 최근 내 남편에게 저지른 일에 비춰볼 때 내가 고국으로 돌아가면 살해될지도 모른다.”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24일 귀국하지 않고 영국에 남아 반정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에 체류중인 부토는 이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토 전총리는 지난달 15일 파키스탄 라호르 고등법원 라발핀디 분원에서 5년 징역형과 8백60만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집권 당시인 94년 스위스의 한 회계감사 회사로부터 수백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인정됐다. 그의 남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도 같은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부토는 “처음에는 고국에 돌아가 항소할 계획이었지만 법원이 내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아 런던에서 살기로 했다”며 “나는 고국에 돌아가는 즉시 투옥될 것이며 심지어 살해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부토는 또 “경찰은 최근 남편을 고문하다가 살해하려 했다”며 “남편은 지금 생명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18일 “투옥중인 자르다리가 조사를 받던 중 유리잔을 깨 그 조각으로 목을 찌르는 등 자살을 기도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살기도는 경찰이 고문을 숨기기 위해 지어낸 것이라고 부토는 주장하고 있다.

부토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내년초 총선 이후 파키스탄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를 모델로 한 절대주의 이슬람국가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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