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도로표지판 동네이름 많아 무용지물

  • 입력 1999년 5월 2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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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부천시 중동신도시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갔던 박모씨(31·회사원·서울 양천구 목동)는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큰 애를 먹었다.

지름길인 경인고속도로를 찾으려 했으나 신도시내 도로표지판에 동네이름과 관공서 이름만 적혀 있어 초행길인 박씨로선 도대체 어느 쪽으로 가야 경인고속도로를 탈 수 있을지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친구 집이 위치한 중동신도시 상1동 건영아파트를 출발한 박씨는 송내지하차도로 들어선 뒤 가장 먼저 눈에 띠는 도로표지판을 꼼꼼히 살폈다. 직진방향은 ‘시청 시의회 김포’, 좌회전방향은 ‘상1동’, 우회전방향은 ‘상동 법원 검찰청’ 등 낯선 이름들만 가득했다.

표지판을 지나 중동대로를 따라 1㎞ 이상 달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표지판마다 소사역 부천소방서 원미구청 중앙공원 중부경찰서 등 부천지역 지명만 나타날 뿐이었다.

아파트 뒷길을 수없이 헤매다 LG백화점부천점 부근에 이르니 그제서야 경인고속도로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차로 10분이면 충분한 것을 40여분이나 헤맨 뒤 경인고속도로 입구에 들어선 것이다.

박씨는 “그 지역 지리에 밝은 사람만이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초행길 운전자에게는 하등 쓸모가 없도록 만든 게 무슨 도로안내표지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외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도로표지판은 비단 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경우도 그 중 하나. 사거리에 동네 이름만 잔뜩 표기된 도로표지판이 있는가 하면 ‘서울’ 표시가 경부고속도로를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송파구 방면으로 향하는 일반 국도를 가리키는 것인 지를 알 수가 없다. 무작정 서울방향 표지판만 따라가다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한남대교로 가야할 차가 송파구 잠실대교로 들어서는 착오를 범하기 십상이다.

〈부천·성남〓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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