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ational]「유색인종 입학우대」법정싸움

  • 입력 1999년 5월 14일 08시 33분


미국 미시간대의 유색인종 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25%로 미국 중서부의 대규모 고등 교육기관들 중에서 가장 높다. 이는 입학 심사를 할 때 흑인과 남미계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해주는 등 미시간대가 백인이 아닌 학생들을 모집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탓이다.

그런데 최근 미시간대의 입학을 거절당한 두 백인 학생이 인종차별이라며 미시간대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해 미시간대의 유색인종 모집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은 미시간대가 미국의 수능시험격인 SAT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에게 12점을 주는 반면 흑인과 남미계 학생에게는 무조건 20점을 준다면서 이는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시간대측은 고등학교 때의 성적이 40점 배당되어 있으므로 SAT 점수나 지원 학생의 인종이 입학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면서 이들의 소송에 적극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소송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미시간대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모여 있는 대학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졸업 5년 후 여러 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직장과 동네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친구를 사귀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연구 결과이다. 미시간대의 심리학 및 여성학 교수인 패트리셔 구린은 또 한 연구 보고서에서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한 사람은 졸업 5년 후 적극적인 사고와 성취 의욕, 지적인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된다고 밝혔다.

리 불린저 미시간 대학 총장은 “인종의 다양성이 학습 능률을 증가시킨다는 우리의 현장 체험이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다”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남으로써 학생들은 상대방과 자신사이의 다른 점과 비슷한 점에 대해 배우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시간 대학의 연구와는 별도로 지난해 가을 프린스턴대총장과 하버드대 총장이 발표한 연구에서도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을 모집하는 대학측의 정책에 대해 호의적인 결과가 나왔다. 미국 전역의 28개 일류 대학의 학생 4만5천명을 20년간 추적한 이 조사에서 두 사람은 대학들의 적극적인 유색인종 모집 정책이 흑인 중산층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었으며 이들과 함께 공부한 백인들에게는 다른 인종과의 융합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가르쳐주었다고 결론지었다.

미시간 대학의 재판은 올 가을에 디트로이트의 연방 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인데 벌써부터 인권운동 단체, 여러 대학 그리고 클린턴 행정부의 관심을 끌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미시간 대학의 입학 심사 과정을 옹호하는 글을 법정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의 당사자 양측은 이번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결국은 상급 법원에까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항소를 하는 경우 이 사건을 다루게 될 신시내티의 제6순회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또 여기에서 다시 항소를 하는 경우 대법원이 이 사건을 다뤄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미시간 대학측은 자신들의 전략이 재판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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