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동양인 투수들「봄날」은 가나?

  • 입력 1999년 4월 14일 19시 51분


미국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던 ‘오리엔탈 특급’의 열풍이 식어가고 있다.

지난해 동양인 투수 7명이 메이저리그에서 합작한 성적은 49승46패 5세이브. 이중 한국선수로는 박찬호(26·LA다저스)가 15승9패, 조진호(24·보스턴 레드삭스)가 3패를 기록해 전체 승수의 30%를 약간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는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5%를 소화한 14일 현재 메이저리그 2년차로 뉴욕 메츠의 제5선발인 요시이 마사토(34)가 유일하게 1승을 올렸다. 그나마 이 승리는 10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서 팀 타선이 10점을 올려준 데 힘입은 것.

이대로라면 올시즌 동양인 투수의 합작 승수는 박찬호 개인의 올 목표 승수에 불과한 20승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오리엔탈 특급의 부진은 에이스격인 박찬호가 올시즌들어 2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승리없이 1패에 방어율 4.50에 그친 데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변수는 일본인 투수들의 동반 몰락이다.

메이저리그 4년간 49승41패를 거둔 노모 히데오(31·아이오와 커브스)는 시카고 커브스 산하 트리플A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13승9패를 거둔 이라부 히데키(30·뉴욕 양키스)는 시즌 직전 마이너리그 강등설까지 나오면서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한 차례 등판기회를 잡은 것이 큰 점수차로 리드하고 있는 경기에서 9회에 나가 1이닝을 무실점을 막은 것. 물론 이것은 세이브에 해당되지 않은 상황.

중간계투 하세가와 시게토시(31·애너하임 에인절스)와 4년차 스즈키 마코토(24·시애틀 매리너스)도 출발이 좋지 않다.

지난해 8승3패 5세이브를 거둔 하세가와는 올해 3경기에 나가 승패없이 방어율 3.86에 머물렀다. 스즈키는 패전처리용으로 기용되고 있는 형편.

하와이 태생의 일본계 미국인으로 22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관심을 끌던 신인투수 마사오카 오난(LA다저스)은 기대와는 달리 극심한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애리조나전에서 박찬호에 이어 등판했으나 볼넷 3개를 남발하며 경기를 망친 것을 비롯해 4경기에 중간계투로 나가 3과 3분1이닝 동안 1안타 볼넷 6개를 내주고 2실점했다.

한편 마이너리그에서 청운의 꿈을 품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인 투수로는 조진호 김선우(이상 보스턴 레드삭스)와 서재응(뉴욕 메츠),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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