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교통지도교사 프리드리히 라센 부흐홀즈

  • 입력 1999년 4월 4일 20시 08분


“학교 앞 스쿨존에는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 스스로 조심하면서 길을 건너는 방법을 깨닫도록 교육시키는 일입니다.”

독일 본시의 미하엘초등학교 교사 프리드리히 라센 부흐홀즈(54). 그는 20년째 초등학교에서 교통안전 담당을 맡고 있는 전문가답게 나름의 ‘교통안전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모든 수업시간을 ‘교통안전수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리시간엔 학교 근처의 등교길을 지도로 그리게 한다. 미술 시간엔 밤에도 눈에 잘 띄는 옷 색깔에 대해 토론하고 체육시간엔 균형감각을 키워주는 훈련을 한다. 또 공작시간엔 아이들과 함께 깡통 널빤지 롤러스케이트 등으로 여러가지 교통안전교육도구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체험교육. 학생들이 스쿨버스에서 타고 내릴 때나 길을 건널 때 소형카메라를 들고 일일이 학생들의 행동을 촬영한다. 학생들이 도로를 마구 뛰어서 건너는 장면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어 수업시간에 보여주기도 하고 학부모를 불러 보여주기도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토론을 하며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는다. ‘설마 우리아이는그렇지않겠지’하고 방심하던 학부모들도 깜짝 놀라 가정교육을 통해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부흐홀즈교사는 가끔씩 학생들과 함께 속도계를 들고 도로에 나가 자동차들이 얼마나 빨리 다니는지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한다. 또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과속 차량을 단속해 보도록 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지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동차의 위험성에 대해 직접 느끼도록 해줘야 합니다.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어린이 스스로 보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본〓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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