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조1위 못할바엔 차라리 3위 할까?

  • 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03분


“풍토병보다 더 무서운 건 보따리싸는 것.”

내달 99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20세 이하)대회에 참가하는 한국선수단이 말못할 고민에 빠져 있다.

이왕이면 한국이 D조 예선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이 좋지만 1위가 안되면 2위보다는 차라리 3위의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르는 것이 낫다는 것.

그렇다고 2위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경기를 질 수도 없는 노릇이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런 ‘셈법’이 나오는 이유는 각 경기장간 거리 때문.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면 8강까지는 같은 곳에서 승부를 벌이고 와일드 카드로 예선을 통과하는 경우에도 거의 같은 곳에서 경기를 치른다.

반면 2위를 차지할 경우는 16강전, 8강전, 4강전 등을 위해 계속 옮겨다녀야 하는 것.

이 경우 비행기나 버스로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만큼 선수들의 피로가 이만저만이 아니게 될 것은 뻔하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르면 각조 1위팀과 경기를 벌여야 하는 만큼 부담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빡빡한 경기일정 속에서 보따리를 자주 싸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며 선수단에 은근히 압력.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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