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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23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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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 내걸린 붉은 깃발에 적힌 글귀다. 황금시간대 TV 공익광고도 세금납부를 독려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러시아의 지난해 징세실적은 목표의 40%에도 못 미친다. 미국 연방정부의 1주일분도 안되는 징세실적으로 인해 러시아 재정은 엉망이다.
이같은 재정파탄은 국방예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재정난으로 지난해 편성됐던 국방예산의 3분의 2를 집행했을 뿐이다.
군사첩보위성은 80년대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감시망이 무너진 상태. 지난 몇년간 잠수함은 25%, 전함은 33%가 줄었다. 공군 비행훈련은 통상 수준의 15∼40%.
러시아가 자랑하는 우주정거장 미르호는 한해 2억5천만달러의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어 올해안으로 폐기될 운명이다.
신유고연방 코소보 평화협상에 ‘6개 접촉그룹’으로 참가하고 있는 러시아는 세르비아에 대한 공습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크게 개의치 않는 인상이다.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습때 이미 ‘국외자’의 쓴 맛을 봤다.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미 국방부인사들은 올해안으로 러시아의 미사일경보체계를 양국이 협력해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측은 러시아의 기술력과 경제여건상 컴퓨터 연도인식 오류인 밀레니엄버그(Y2k)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곳간 열쇠’를 나눠 갖자는 얘기다. 러시아에서 공산주의 회귀 분위기가 거센 것은 이처럼 끝없이 추락하는 러시아의 자존심 때문이다.
구자룡<국제부>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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