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라프산자니 前대통령 딸 하셰미의원

  • 입력 1999년 1월 30일 08시 58분


“이란은 ‘자주 자유 이슬람공화국 건설’이라는 이란혁명의 목표를 거의 달성했습니다.”

강원 동계아시아경기 개막식 참석차 28일 한국을 처음 방문한 파에제 하셰미 의원(36)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월1일 이란혁명 20주년을 맞는 감회를 이같이 밝혔다.

이란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알리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이란대통령의 2남3녀중 둘째딸이지만 이란사회에서는 여권신장과 개인의 자유 및 권익보호에 앞장서는 신세대 정치인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는 “‘자주와 이슬람공화국 건설’이라는 혁명정신은 이미 실현됐다”며 “‘자유’는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이후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이슬람사회에서 여권신장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명이후 사회가 안정되면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며 “당시 10%에 불과했던 여대생 비율이 현재는 52%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이란에서 처음으로 여성신문을 창간하는 등 여성권익 신장에도 앞장서는 그는 “우리 신문의 제호는 ‘여성신문’이고 기자의 절반이 여성이지만 남자들의 시각과 편견을 수정하기 위해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신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은색 헤자브(차드르)를 쓴 것 외에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신세대 여성의 모습 그대로인 그는 만능 스포츠맨. 이슬람권 여성의 권익신장을 위해 이슬람여성 올림픽을 주창해 이란에서 벌써 두차례 경기를 치러냈다.

이러한 적극성이 이란여성에게 ‘대리만족’을 준 탓인지 3년전 총선에서 전국 득표율 2위를 기록했으며 현재도 이란의 신세대 지식인과 여성들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란여성이라고 특별하지 않습니다. 여자들 사는 것은 다 똑같지 않나요.” 이란여성의 생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하셰미의원은 29일 동아일보를 예방해 오명(吳明)사장과 환담하고 편집국 제작국 등 신문제작시스템을 둘러보는 등 신문제작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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