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스크림」,공포영화를 비웃는 공포영화

입력 1999-01-14 19:37수정 2009-09-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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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만 무성하던 공포영화, 10대들의 살인행각을 다뤘다는 이유로 여러차례 심의가 반려되는 바람에 더 유명세를 탔던 ‘스크림’이 16일 드디어 개봉된다.

‘스크림’은 공포영화광들에 의한, 공포영화광들을 위한, 공포영화광들의 영화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캐리’‘사이코’‘헬레이져’ 등 공포영화를 줄줄 읊어대는 매니아들. 살인마는 “‘13일의 금요일’의 살인마는 누구?”같은 문제를 내고 가엾은 희생자는 그 영화를 스무번이나 봤다지만 결국 답을 못맞춰 죽고 만다.

공포영화광답게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살인사건의 줄거리가 어떻게 될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고 TV의 ‘할로윈’화면에 팝콘을 던지며 “이 따위가 무슨 호러의 걸작이야”하며 비웃는다. ‘나이트 메어’시리즈로도 유명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심지어 “그만하자, 웨스 크레이븐 영화같잖아”같은 대사로 자기 영화까지 스스로 조롱한다.

공포영화들을 비웃는 공포영화라, 얼마나 자신만만하길래? ‘스크림’은 그 배짱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공포영화의 관습을 비튼 새로움을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속에서 한 공포영화광이 설명하는 걸작 공포영화의 철칙. ‘섹스를 하면 죽는다’ ‘술과 마약을 하면 죽는다’ ‘곧 돌아오겠다고 말하면 죽는다’ ‘처녀만이 살인마를 물리칠 수 있다’…. ‘스크림’은 이 원칙들을 적용하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전부 깨뜨린다. 깨지지 않는 원칙은 단 하나, ‘모두가 용의자’라는 것.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의 묘미중의 하나다.

기발한 복선과 반전이 곳곳에 깔려 공포영화광이 아니어도 영화보기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을 듯하다. 교장의 죽음에도 놀라기는 커녕 구경하러 몰려가고 난도질을 하며 노는 10대들의 행태가 어이없긴 하지만.

미국에서 96년 12월에 개봉돼 1억8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공포영화 최고흥행기록을 세웠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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