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홍성철/수험생 울린 ‘대학편법’

입력 1999-01-04 19:10수정 2009-09-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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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이 대체로 마무리됐다.

올해 대학입시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혼란을 겪었다. 수능이 쉽게 출제돼 고득점자가 쏟아진데다 처음 도입된 서울대 특차에서 고득점자들이 대거 탈락하는 등 변수가 많았다.

게다가 일부 대학들이 고득점학생유치를 위해 정시모집에서 갖가지 편법을 동원해 수험생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었다.

어느 대학은 수능 고득점자를 확보하기 위해 특차에서 정원을 초과해 학생을 선발한 뒤 정시모집은 아예 취소하기도 했다. 또다른 대학은 수시모집 합격자들이 서울대 특차에 중복합격해 등록포기 사태가 예상되자 정시모집 마감 하루전까지 모집인원을 확정하지 못해 수험생들을 어지럽게 했다.

정시모집 선발인원을 입시요강에 명시하지 않고 실제보다 많은 것처럼 공고해 항의를 받은 대학도 있었다. 어떤 대학들은 논술에 자신이 없는 수능 고득점자들을 겨냥해 원서마감을 며칠 앞두고 논술 비중을 낮추었다.

대학마다 ‘우수학생은 우리 대학으로’라는 식의 유치 경쟁에 급급해 이런 ‘임기응변’과 눈가림 수법이 난무한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교육부는 당초 발표한 모집요강과 실제 모집방법이 달랐던 대학을 가려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모집정원 유동제를 권장하고 있어 별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대학측 주장대로 이같은 편법동원은 규정으론 하자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미래 세대의 교육을 책임지는 대학이 ‘적법성’운운하며 시장터에서도 비난받을 일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홍성철<사회부>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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