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첨단 단속장비 사고예방 효과크다

  • 입력 1998년 12월 27일 19시 38분


《동아일보는 교통문화의 선진화를 위해 96년부터 대한손해보험협회와 함께 교통안전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분기별로 △과속 △보행자보호 △악조건속 안전운전 △음주운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캠페인을 결산하는 의미에서 과학적인 단속과 체계적인 사고분석의 필요성을 점검해 본다.》

어떠한 경우에도 법규와 질서를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 과학적인 시설운영 및 단속, 체계적인 사고분석. 교통전문가들은 이 세가지를 교통안전의 필수조건으로 꼽는다.

과속 신호위반 버스전용차로위반 음주운전의 경우 종전에는 경찰이 운전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경찰이 과학적인 장비가 아니라 ‘감’으로 단속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정확히 가려내는 첨단장비가 도입되면서 불합리한 단속이 크게 줄었고 운전자도 ‘오리발’을 내밀기가 어렵게 됐다.

자동과속단속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과속차량 촬영→차적(車籍)확인→벌금고지서 발부를 1주일만에 자동처리하는 이 장비는 현재 전국적으로 3백50대가 운용되고 있다. 또 2백65대를 시험가동중이며 내년에 또 3백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도로교통안전협회 산하 교통과학연구원이 경기 충남 전남 경북 경남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동단속카메라 설치이후 설치지점을 중심으로 2㎞구간에서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28%, 사망자는 6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전자들이 단속예고 표지판을 보고 속도를 크게 줄이기 때문이다.

부산 낙동강하구언 주변 강변도로의 경우 과속차량이 많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과 매연에 시달렸으나 자동과속단속 카메라를 설치한 뒤 차량속도가 크게 낮아져 어느정도 이런 불편이 해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사고 피해실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일도 이것이 곧 효과적인 대책마련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선 그동안 인구 10만명 또는 차량 10만대를 기준으로 교통사고율을 분석해 왔으나 실제 도로를 달린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이 모두 통계에 포함돼 정확한 실태파악이 어려웠다.

교통과학연구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행거리에 따라 고속도로 교통사고(97년)를 분석한 결과 경인 영동 동해 88고속도로가 사고율이 높았고 중부 구마 호남고속도로가 상대적으로 사고율이 낮았다.

노선별로 보면 88고속도로는 주간 승용차사고, 동해고속도로는 야간사고, 경인고속도로는 야간 승합 및 화물차 사고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과학연구원 황상호(黃相皓)박사는 “자동차 주행거리 등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교통사고를 분석하면 고속도로마다 사고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어 효과적인 대책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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