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주택시장]금리인하 「훈풍」…신규수요 꿈틀

  • 입력 1998년 12월 22일 19시 40분


코멘트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내년 부동산 시장의 기상도는 ‘차차 맑음’이다. 이렇게 보는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금리인하라고 할 수 있다. 연초 한때 연 18%에 달했던 정기예금 금리가 현재 절반 수준인 9%로 떨어졌다. 이자소득세 24.2%를 떼면 세후수익은 7% 안팎에 불과하다. 경기부양을 위해 내년 시중 실세금리를 연 5∼6%대로 떨어뜨리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갈곳을 잃은 시중 여유자금이 상당 부분 부동산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으리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대형 건설회사들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취소했던 아파트 또는 상가분양 계획을 다시 세우는 등 내년 부동산 시장에 한껏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토지시장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대폭 해제라는 매머드급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대 토지 수요자인 기업들이 토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적어 옛날처럼 뜨겁게 달구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피스나 상가 등은 2000년부터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 1년쯤 뒤인 2001년 이후에나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주택시장 ▼

전반적으로 여건이 좋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도권에서 입지여건이 좋은 지역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 이전의 인기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주택가격의 거품이 거의 빠지고 바닥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형건설업체의 신규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올해를 주택구입 최적기로 꼽은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28.8%로 가장 높게 나왔다. 내년 상반기라고 응답한 사람은 25.0%로 그 다음이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바로 주택가격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LG경제연구원은 풀이했다.

“부동산 경기는 일반 경기에 1년 정도 후행(後行)한다. 그러나 IMF 사태의 충격으로 일반 경기와 부동산 경기가 동반 추락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부동산 경기가 일반 경기와 같은 속도로 회복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특히 주택 시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국토개발연구원 손경환박사)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주택과 관련한 각종 세제혜택과 금융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집값의 30%만 내고 집을 산 후 나머지는 20∼30년간 할부로 갚을 수 있는 주택금융제도인 주택저당채권(MBS)제도가 내년중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이 제도만으로도 엄청난 규모의 신규 주택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무주택자나 집 한 채를 갖고 있는 사람이 내년에 주택을 구입, 1년 이상 보유한 뒤 되팔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조치도 적잖은 수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 연리 11%, 3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으로 최고 5천만원까지 대출되는 중도금지원 대출이 4조원 가량 풀린다. 금융기관들도 이에 가세해 이자가 싸고 조건이 좋은 주택금융 상품을 쏟아내놓고 있다.

물론 주택시장의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도 적지 않다. △내년중에 추가로 발생할 대규모 실업자 △금융기관 등이 보유했다 본격적으로 매각할 담보주택 △내년중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60만 가구의 신규 입주아파트 등이 비관적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연구소 정광영 소장은 “지금은 호가만 급격히 오를 뿐 주택거래는 거의 없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사려는 수요보다는 팔려는 공급 과잉 양상이 내년중에도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벌써부터 꿈틀거리는 모습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평촌현대아파트는 조합원 모집 첫날인 이달 10일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심부름센터 직원을 보내 줄을 서는 등 이상 열기를 보였다.

SK건설의 북한산시티는 선착순 분양에서 대거 청약자들이 몰려 33평B형의 경우 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거처럼 아파트 분양만 받으면 한 재산 마련하던 시절은 분명히 지나갔기 때문에 무리하게 비싼 금리로 자금을 동원해 아파트 청약에 나설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내집 마련을 계획하는 실수요자라면 요즘이 새 아파트를 싼값에 분양받을 수 있는 최적기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권유한다.

업체들이 최근 내놓는 아파트 분양가는 땅값에 물려있는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최대한 싼 값에 분양하는 가격이라는 분석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