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아사히]공공사업예산 증액효과 의문

  • 입력 1998년 12월 11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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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일본 경제기획청은 “경기에 ‘변화의 태동’이 느껴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관일색이었던 경제계에서도 밝은 움직임에 주목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

경기는 말 그대로 기(氣)다. 앞날이 어둡다고 생각하면 소비는 줄어들고 신규 설비투자도 어렵다. 반대로 서광이 비친다면 소비나 투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 기업마인드 즉 경영자의 심리에 따라 실제경기가 움직이는 면도 있다.

변화의 조짐은 확실히 있다. 일부 상품의 판매회복과 공공사업의 급증, 고용감소경향이 나타났다. 16조엔규모의 1차추가경정예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데 이어 18조엔규모의 3차추경예산이 집행되면 경기를 떠받치는 효과는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공공투자가 민간설비투자를 불러일으키는 파급효과는 과거보다 줄었다. 사회변화에 연결되지 않는 구태의연한 공공사업예산만 늘리면 민간주도의 안정성장은 어렵다.

경기회복의 근거가 충분히 갖춰져있지 않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된다. 나중에 ‘태동’이 ‘상상 임신’으로 판명되면 악영향은 더 크다. 민간설비투자 감소와 금융불안 등 불안요인은 적지 않다.

‘거품경제의 유산’이 남아있는 일본경제의 왜곡과 구조문제가 깊이 맞물려 있어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수고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변화’를 진정한 회복으로 연결시킬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하강국면의 소강상태에 지나지 않을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세출구조와 경제구조에 칼을 댈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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