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너만 했을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는 겨울이 될 즈음엔 꼭 털실로 조끼와 양말을 떠 주셨단다.” 우리집 꼬마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와, 엄마는 좋았겠다”하며 자기도 이번 겨울엔 엄마가 떠준 목도리와 모자를 꼭 하고 싶단다. 예전엔 모든 가정에서 뜨개질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한번 쓴 털실도 그 다음해엔 다시 풀어 새로운 것을 뜨며 긴 겨울밤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펼쳤다. 그런 따스함을 털실에 옮겨 한코한코 떠간 여고시절도 생각난다. 이제는 눈도 침침하지만 오랜만에 뜨개질을 하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털실을 한코한코 떠가며 지난날의 포근함에 빠져보면 이 겨울도 춥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현옥(경기 고양시 덕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