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CIO포럼 참석 美CA社 찰스왕회장

  • 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지금까지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욕심입니다. 과감히 버리십시오”

아시아인으로는 드물게 미국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컴퓨터어소시에이션(CA)의 찰스왕회장(54).

CA는 지난해 포춘지가 선정한 1천대 기업중 95%에 데이타베이스, 시스템관리프로그램 등을 공급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비지니스 소프트웨어 업체다. 미국 본사를 제외하고 43개국에 1백60개 지사를 운영중이며 연간 매출액이 47억달러에 달하는 매머드급 기업.

CA총수인 찰스왕이 벤처기업을 꿈꾸는 한국의 젊은이에게 ‘반드시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단다.

1일 ‘한국CIO포럼’ 기조연설을 마친 뒤 본사기자와 만난 왕회장은 “미래의 사업가들은 부가가치 창조를 먼저 염두에 두라”고 충고했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겠다는 욕심은 자칫 허망한 꿈으로 끝나고 세계적인 정보통신(IT)사업가의 야망도 날아가 버린다는 것. 왕회장은 “막대한 사업비가 드는 하드웨어 개발에 매달리는 것도 시간낭비다. 기존의 소프트웨어에 부가가치를 얹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파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왕회장의 두번째 ‘벤처정신’은 ‘go and do it(가서 실행하라)’. 머뭇거리거나 멈추지 말고 무조건 실행하면 길이 보이고 그 길을 뚫어야 성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멈춤없는 전진’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고 말했다.

왕회장이 강조하는 마지막 ‘벤처정신’은 ‘일단 제품을 만들었으면 세계적인 회사의 문을 두드려라’는 것. 그는 “이 분야는 제품이 알려지지 않으면 유통망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세계 유통망을 갖춘 회사와 제휴하라”면서 “CA로 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왕회장은 “한국 IT전문가의 능력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무엇을 할 것이며 왜 그것을 하는가 등 미래에 대한 분명한 지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왕회장은 또 한국기업들의 IT투자축소에 대해 “21세기 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44년 중국 상하이 태생인 찰스왕회장은 8세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76년 세 명의 동료와 함께 CA를 설립한 뒤 81년 한때 주가가 14,000%까지 뛰어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저서 ‘테크노비전’은 국내에도 출판돼 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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