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남태종/간암으로 돌아가신 장모님

  • 입력 1998년 11월 26일 19시 39분


장모님의 반대로 어렵게 결혼을 했지만 결혼후엔 장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당신의 건강 보다는 자식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신 분, 평소 아플때 내색도 안하시던 분. 그런 장모님이 1년전부터 허리 통증을 호소하셨다. 한약방에 모시고 가 약을 지어드렸지만 장모님의 허리통증과 무릎관절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종합검진 결과 간암 말기였다. 아프다고 하실때 한약방보다 병원을 찾았어야 했는데…. 우리 부부는 암에 좋다는 약초와 나무를 찾아 산을 헤맸고 정성껏 달여드렸다.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분이 6개월이 지나도록 병이 악화되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설악산 단풍구경가요. 적당한 운동은 약이래요.” 기동이 불편한 장모님을 부축하고 설악산 비선대도 다녀왔다. 어느날 뉴스에서 획기적인 간암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얘기를 듣고 희망을 갖게 됐다. 3년만 견디면 치료약이 나와 병을 고칠 수 있을거란 환상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장모님은 얼마전 “우애있게 잘 살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 장모님이 돌아가시고 1개월후 아내는 남자 아이를 낳았다. 장모님의 선물로 생각하고 슬픔을 달래고 있다.

남태종(강원 속초시 조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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