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한국마라톤 3연패, 무더위가 관건

  • 입력 1998년 11월 26일 19시 05분


한국마라톤의 아시아경기 3연패는 이뤄질 것인가.

90년 베이징대회 김원탁(2시간12분56초), 94년 히로시마대회 황영조(2시간11분13초)에 이어 한국마라톤이 98방콕대회에서 또다시 ‘월계관’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출전예정선수 중 기록상으로는 이봉주의 2시간07분44초(98로테르담 2위)가 단연 으뜸. 다음이 김이용(2시간09분21초)이다. 3위가 일본의 아키라 마나이(2시간09분23초). 98베이징마라톤에서 1위를 차지한 북한의 김중원은 2시간13분49초로 일단 이봉주나 김이용에 비해 처진다.

복병으로 꼽히고 있는 중앙아시아 선수들은 2시간17분대.

결국 남북한과 일본의 다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의 우승이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이봉주와 김이용 중 누가 금메달을 목에 거느냐는 것일뿐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한국우승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유타야시∼메인스타디움을 잇는 편도코스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회 마라톤은 직선도로가 무려 35㎞나 된다. 바닥도 아스팔트 도로보다 힘이 더 들고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는 시멘트 길. 경사도 거의 없다. 게다가 날씨조차 무덥다. 출발시간인 현지시간 오전 6시30분의 기온이 섭씨 25∼26도. 결국 신기록수립보다는 체력에 의한 순위싸움이 될 수도 있다. 이 점에서 백두산에서 강훈련을 했다는 북한의 김중원이 복병인 셈이다.

한국은 그동안 방콕에서 벌어진 세차례 아시아경기에서 5, 6회때 이상훈과 강명광이 각각 3위를 차지한 게 전부. 그만큼 방콕더위에 약했음을 보여주는 것.

이런 면에서 82년 뉴델리대회 우승자 김양곤의 예를 참고할만하다. 당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들이 무더위에 하나둘씩 나가 떨어지는 가운데 그저 이를 악물고 끝까지 달린 김양곤이 뜻밖의 우승을 차지했던 것. 김양곤은 후에 “뛰다보니 우승했더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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