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족쇄풀린 러틀랜드『이젠 나를 주목하라』

  • 입력 1998년 11월 25일 19시 17분


러틀랜드(23·1m87·SK나이츠)가 살아났다.

용병 드래프트당시 NBA급 포인트가드로 주목받았던 러틀랜드. 농구명문 웨이크포리스트대 재학시절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과 콤비를 이뤘던 그였기에 SK의 기대는 컸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한국농구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 그는 22일까지 5경기에서 평균득점이 10.4점. ‘속빈 강정’이라는 비아냥까지 쏟아졌다. 연패의 책임도 당연히 그가 뒤집어 썼다.

그러나 24일 나산플라망스전에서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35분동안 뛰며 24득점에 어시스트 5개. 또 6개의 가로채기와 블록슛 2개도 해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안준호감독의 얼굴이 밝았던 것은 바로 러틀랜드의 활약때문이었다.

러틀랜드는 그동안 주눅이 들어있었다. 안감독으로부터 “볼을 너무 오래 끈다”고 혼쭐이 난데다 조직농구에 맞추려다보니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못하고 눈치만 보게 됐던 것.

전반전이 끝난 뒤 안감독은 러틀랜드의 ‘기’를 살려주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리고 러틀랜드에게 “마음대로 해보라”며 족쇄를 풀어줬다.

이때부터 러틀랜드는 ‘물 만난 고기’. 3쿼터 들어서자마자 3점슛 두개와 멋진 드라이브인슛. 3쿼터 종료 19초전엔 나산 박세웅의 볼을 가로챈 뒤 드라이브인슛을 성공시켜 65대66까지 따라붙으며 사기를 올렸다.

안감독은 “앞으로는 러틀랜드에게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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