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야구협, 「드림팀」관리는 엉망진창

  • 입력 1998년 11월 15일 19시 53분


“발이 아파서 더 이상 못 던지겠어요.”(임창용)

“취재진하고는 한마디도 하지 말라고 해요.”(박재홍)

“사진은 포토타임에만 찍기로 했잖아요.”(박찬호)

“기자들은 더 이상 접근하면 안됩니다.”(야구협회 관계자)

15일 제주 오라구장.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출범한 야구 드림팀이 출발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

선수들은 새로 맞춘 대표팀 유니폼과 스파이크, 장비가 몸에 맞지 않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표팀 마무리의 중책을 맡은 임창용은 스파이크가 꽉 조여 피칭이 끝나면 다리를 절어야 하는 상태. 9백g짜리 알루미늄 방망이를 쓰는 거포 김동주는 34.5인치짜리를 주문했지만 34인치에 만족해야 했다.

대한야구협회(회장 정몽윤)의 언론정책도 통제수준이 아닌 봉쇄차원. 김병우전무는 “취재진이 있으면 훈련에 방해만 된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협회는 정작 취재진의 접근은 막으면서도 구장내 관리에는 허점을 드러내 선수들이 식사를 할 때마다 팬의 사인공세에 시달릴 정도다.

뿐만 아니다. 협회는 22일 OB, 28일과 29일 현대와의 평가전에서 ‘팬의 볼 권리’를 짓밟아버렸다. 방송중계를 추진했던 협회는 당초 이를 제주야구협회(회장 김창구)에 일임, MBC와 최고 1억원의 중계권료를 받기로 하고 계약 일보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최근 김병우전무가 돌연 “협회가 계약권을 갖겠다”며 KBS와 경쟁을 붙이는 바람에 방송중계가 물거품이 되고 만 것. 결국 중계권료도 날리고 팬의 기대도 저버린 셈이다.

〈제주〓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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