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김유란/『손주 사랑하던 모습 안잊혀』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15분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삶…. 여든다섯해를 사시면서 철부지 저희들을 안아주고 업어주고 예뻐해 주셨던 할머니. 불러도 대답없는 할머니를 이젠 기억속에 묻어두고자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를 정성껏 돌봐 주셨던 할머니. 그동안 받은 내리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이제서야 굴뚝같이 솟아 오르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손자들이 아플 땐 꼭 껴안으시며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간호해 주셨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정성도 모른 채 늘 불평하고 짜증만 부린 것을 생각하면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 속만 태우던 손자들은 방금 할머니의 영원한 안식처가 될 차가운 관의 문을 닫았습니다. 관문을 닫고 그 위로 흙을 퍼 던지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엄마를 안고 엉엉 울었습니다. 먼훗날, 할머니 나이가 되면 저도 죽겠지요. 그러면 하늘 나라에서 꿈속에 그리던 할머니를 만나 오래도록 정성껏 모시고 싶습니다. 어깨 주물러 드리고 짜증내지 않고 할머니 무시하지도 않고 많이많이 효도할게요. 할머니. 평안하게 눈을 감으세요.

김유란(경북 포항시 대송초등교 6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