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결산(하)]총재사퇴…팬외면…『위기의 한해』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09분


올시즌 국내 프로야구는 박찬호 선동렬 이종범 조성민 등 해외파 선수들의 맹활약과는 반대로 82년 출범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프로야구 관중은 95년 5백40만명을 정점으로 96년 4백50만명, 97년 3백90만명으로 해마다 줄어들어 올해는 2백64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32%나 급감했다.

이같은 흥행 참패는 어려운 경제여건과 월드컵축구의 열기, 스타들의 해외유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구단의 근시안적 대처도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평가다.

KBO는 새 정권 출범후 3년 임기중 2년10개월이 남은 홍재형 총재가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사퇴하면서 파행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어 5월 일부 구단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취임한 정대철총재가 4개월만에 비리로 구속되면서 프로야구는 행정마비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정총재는 프로야구의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의 인선에서도 구단주들과 뜻이 맞지 않아 재임기간중 총장없이 직무를 수행하는 파행운영을 했다.

해태와 쌍방울의 경영난도 위기에 빠진 프로야구를 더욱 힘들게 했다. 그동안 구단을 매각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해태와 쌍방울처럼 스타선수를 국내외 구단에 팔아 운영비를 충당하는 일은 처음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즌 막판 OB 박용오 구단주가 사상 처음 구단주출신 총재로 취임하면서 포스트시즌부터 프로야구의 인기가 부활할 조짐을 보인 것.

올 포스트시즌 입장수입은 요금을 크게 내렸음에도 22억6천만원에 달해 정규시즌의 3년연속 관중감소와는 달리 지난해(29억1천만원)와 95년(25억6천만원)에 이어 사상 세번째를 기록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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