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건교위초점]「택지비리」증인들 「모르쇠」 일관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10분


29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부산시 감사에서는 ‘부산판 수서(水西)비리사건’으로 불리는 다대―만덕지구 택지 전환 특혜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감사에는 김기재(金杞載) 전부산시장 이영복(李永福) 동방주택대표 등 6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부산지역에서는 한 방송사가 이날 증인신문을 생중계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의원들은 여야 구분없이 △택지개발정보의 사전유출 △택지개발 허가 과정에서의 특혜 △택지개발면적 확대배경 등 의혹을 일제히 제기하며 증인들에게 특혜여부와 정치권의 비호 의혹을 캐물었다.

국민회의 임채정(林采正)의원은 이영복씨를 상대로 “문민정부 실세들과 가까운 관계였다고 하는데 정치권에 제공한 자금의 규모가 얼마냐”고 따졌다. 임의원은 또 “95년5월 다대―만덕지구의 용도 변경 결정고시가 됐을때 이 지역 외에 40만평이 자연녹지에서 일반 주거지로 바뀌었다”며 또다른 특혜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 임인배(林仁培)의원은 이씨가 국민회의 김운환 의원의 후원회원임을 은근히 부각시키면서 96년 ‘4·11’총선당시 김의원을 지원한데 이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1백억원이 모 신당 창당자금으로 제공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백의원은 또 “이영복씨의 의도대로 질질 끌려다닌 부산시는 동방주택의 하수인이며 부산시 공무원들은 이영복사장의 부하 직원이냐”며 부산시의 특혜의혹을 추궁했다.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의원은 “부산시가 아파트사업 승인을 내줄 때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도록 해줬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한 숱한 의혹은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소되지 못했다. 이씨 등은 시종일관 “적법절차를 모두 거쳤다” “정치권로비는 전혀 없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고 의원들의 질의도 변죽만 울리는데 그쳤다.

이날 여야의 주공격수는 부산 경남지역에 전혀 연고가 없는 임채정 백승홍의원이었다. 이 지역 의원들은 대부분 뒷전으로 물러 앉아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부산〓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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