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스타좇는 「진드기 렌즈」들의 삶,「파파라치」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04분


“너희들은 인간 쓰레기야”. 파파라치의 세계를 다룬 프랑스 영화 ‘파파라치’. 영화속 스타들이 극중 파파라치들에게 던지는 저주섞인 험담은 수위(水位)의 한계를 모른다.

사실 스크린에는 그같은 욕을 먹어도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극성스러운 파파라치들의 세계가 리얼하게 그려진다. 섹스스캔들을 파헤치려고 여배우 집 쓰레기통을 뒤져 콘돔을 찾아내고, 잡지사 기자를 사칭해 스타의 호텔방에 들어가 은밀한 장면을 찍어대고, 정보기관원 뺨치는 공작을 하고….

정신없이 굴러가는 파파라치들의 ‘냄새나는’생활을 쫓아가는 신예감독 알랭 베르브리앙의 화면은 속도감 있다. 중간에 조금 늘어지지만 비교적 탄탄한 플롯위에 펼쳐지는 유머도 자연스럽다.

정통 파파라치 ‘미셸’역의 뱅상 랭동의 건조한 연기. “멋진 인생이군요. 훌쩍 외국으로 출장 가고.난 외식 한번 하는데도 두달간 계획하는데…”라고 감탄하며 파파라치계에 입문, ‘날 새는줄 모르는 늦도둑’이 되는 ‘프랑크’역의 빠뜨릭 땡지. 두 주인공의 호흡도 그럭저럭 괜찮다. 31일 개봉.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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